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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아주 좋아하는 대감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거짓말을 좋아하던지, 자신이 속아 넘어갈 거짓말을 하는 이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딸과 결혼을 시켜주겠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 대감의 딸이 양귀비 보다 더 예쁜 절색인 미인이라 하루에도 수십 명씩 이 대감을 찾아와 거짓말 내기를 했지만, 속이기는 커녕 늘 곤장만 맞고 쫓겨났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키도 작고 못생긴 한 총각이 대감을 찾아와 거짓말 이야기 내기를 하는데, 딸을 걸고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 후 총각은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 마을에 머리가 수백 평이 넘는 아주 큰 미륵불이 하나 있었습니다. 저는 그 미륵불의 넓은 머리 위에서 삼베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수확한 삼베로 아주 커다란 그물을 만들었답니다. 그런데, 그물이 어찌나 큰지 백 마지기가 넘는 논을 다 덮을 만큼이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기러기 수만 마리가 날아와서 모두들 그물을 발에 걸고 날아오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은 대감은, 어느새 총각의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 들어갔고, 총각은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러자 전 그물줄을 잡고 함께 하늘을 날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를 날았을까요. 기러기들이 백두산 산봉우리에 내려앉았는데, 저는 그 그물로 기러기들을 모두 잡아 집채만 한 가죽 자루를 샀습니다. 그리고 그 가죽 자루에 백두산 꼭대기에서 부는 아주 깨끗하고 시원한 바람을 채웠지요. 그리고 그 바람을 전 작년 여름, 대감님께 팔았는데, 그 돈을 올 가을에 주시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서 제가 오늘 여기에 온 겁니다. 이제 기억이 나시죠!" 이 말을 들은, 대감은 그런 일 없다면 펄쩍 뛰었고, 총각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분명이 대감님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인정하신 거죠!" 그제야 알아들은 대감은, 별수 없이 딸과 혼인을 시켜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은 후에도 거짓말을 좋아하는 대감의 버릇은 고쳐지지가 않았고, 보다 못한 사위는 한 가지 꾀를 냈습니다. 어느 날 산에 나무를 하겠다며 올라간 사위는 헐레벌떡 뛰어와 장인에게 바위에서 꿀이 나오는 석청을 발견했다는 거짓말을 하며 먼저 장인을 산으로 올려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집으로 내려와 장모에게 산위에서 장인이 사고를 당했다며, 거짓말로 꾀어 장모를 산으로 유인 하고는, 자신이 먼저 장인에게 가, 이번에는 장모가 다쳤다고 알렸습니다.


놀란 장모는 산으로, 장인은 아래로 가던 중 중간에서 마주친 두 사람 중 장인은 화가 났지만, 거짓말을 좋아하는 자신의 탓인지라 그저 퉁명스럽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앞으로는 불을 보든, 꿀을 보든, 못 본 척 하게." 했던 거였습니다. 요걸 잘 새겨들은 사위는 며칠 후, 한밤중에 집에 불을 질렀습니다. 사위는 자기가 한짓이지만, 놀란척 하면서, 침착하게 부인을 깨워 불난걸 알려주고는 부인이 나간 자리에 돌아누워 잠을 자는 척을 했습니다.


뒤이어 일어난 장모와 장인은 놀라 서둘러 불을 껐고, 불길이 잠재워진 후에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돌렸습니다. 그제서야 사위가 없음을 알아차린 장인이 사위의 방문을 열어보니, 이게 웬일인가.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는데도, 사위는 떡하니 잠만 자고 있는 게 아닌가! 장인은 너무나 화가 나 사위에게 야단을 쳤더니, 사위가 말했습니다. 장인 어른, "앞으로는 불을 보든, 꿀을 보든, 못 본 척 하게." 라고 했잖아요. 이 말을 들은 대감은 자신이 거짓말을 너무 좋아한 탓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스스로를 반성하며, 그 이후로는 거짓말을 다시는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생 교훈


이 설화는 시대 미상의 재치(才致)형 민담으로 관료층들에서 틀에 꽉 막힌 답답한 유교식 생활 방식인 도덕 관념의 억압된 틀에서 잠시라도 해방 시켜주려는 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말하고 싶은 교훈은 너무 틀에 밖힌 생활에만 얽히지말고 여유와 유머를 즐기고 사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 입니다. 그러나 이런 여유를 즐기는 것도 너무 도에 지나치게 오래 젖으면 않되니 적당히 하고 살면 그것이 정신과 육체의 건강에도 모두 다 좋다는걸 말해주는 해학적 얘기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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